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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10년 만에 일류 된 국민대 디자인학과의 비결 _2010년 04월 30일 17시 32분 36초


[송상훈 칼럼] 10년 만에 일류 된 국민대 디자인학과의 비결


최근 만난 큐레이터 A씨는 앉자마자 국민대 디자인학과 출신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실력이 대단하고 열정까지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 대학 출신에 대한 시장의 평가라고 했다. 언제부터인가 미술계에서는 국민대 디자인 관련 학과를 일류로 평가한다. 대입 학원가에서는 서울대·홍대·국민대 디자인학과의 신입생 성적을 같은 수준으로 본다. 특히 공업디자인이나 시각디자인과는 국민대가 서울대·홍대를 앞선다는 평가도 있다. 국민대의 공업디자인과는 서울대·홍대와 같은 ‘나’군으로 옮겨 대입을 치르고 있다. 그만큼 자신감이 생겼다는 얘기다.

국민대 디자인 관련 학과가 일류 대접을 받게 된 것은 최근 10년의 일이다. 대학이 일류가 되기에 10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대학 간의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면 오히려 짧다 싶은 기간이다. 그 기간에 기적처럼 대학 위상이 바뀐 데는 나름의 비결이 있었다.


첫째는 초대 학장인 건축가 고 김수근 교수의 프런티어 리더십이다.

국민대 디자인 관련 학과는 조형대학(College of Architecture and Design)에 속해 있다. 김 교수는 1975년 이 대학을 만들어 초대 학장을 지낸다. 처음 생길 때는 국민대가 단과대학이어서 조형학부로 출발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독일 바이마르에 있는 바우하우스(Bauhaus) 같은 종합 디자인 스쿨을 꿈꿨다. 디자인에 맞는 우리말이 없었다. 그래서 찾은 말이 조형(造形)이었다.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그 정도였다. 김 교수는 다른 대학에서는 공대에 있는 건축학과를 조형대학으로 편입시켰다. 디자인 관련 학과를 만들어 단순히 미술이 아닌 실용적·공업·산업적 측면으로 접근했다. 그에 맞춰 커리큘럼도 바꾸었다. 조형대학 교수들은 그것을 커리큘럼 혁명이라고 부른다. 디자인의 경제적 가치를 제대로 본 것이다.

남이 하지 않은 일을 앞서 실천한 것도 주효했다.

김 교수는 1976년부터 조형전을 시작했다. 매년 주제를 정해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전국순회 전시했다. 학생들의 참여 열기와 실력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디자인 학과 교수들의 설명이다.


입시제도 개혁이 일류가 되는 시간을 단축해주었다.
국민대 조형대학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입시제도에 ‘발상과 표현’이라는 방식을 도입한다. 80~90년대 입시는 소묘나 평면구성 위주였다. 그것은 학교나 학원에서 열심히 훈련하면 좋아지는 마치 암기식 시험 문제 같은 것이다. 발상과 표현은 추상적인 주제, 예를 들어 동요를 틀어주거나 단어나 문장을 주고 그것을 표현해보라고 한다.

교수들은 창의력을 보는 입시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일부에서는 국민대의 입시 방식 변경은 비슷한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서울대를 겨냥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입시제도 개혁은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다른 대학들이 입시 문제 형태를 바꾸었고, 학생들도 변했다.


이 모든 것은 역시 열정을 가진 교수와 학생들이 있어 가능했다.
초기에 국민대 조형대학은 서울대나 홍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교수를 많이 영입했다. 원로·중진 교수들이 많은 서울대·홍대는 젊은 세대의 진입이 한계가 있었다. 그들은 학교를 일류로 만들 꿈이 있었다. 국민대의 그런 젊은 교수들이 뛸 때 나머지 학교들의 원로 교수들은 현실에 안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재학생이나 졸업생들도 모두 열심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현장에 나가 시장의 평가를 만들어낸 것은 그들이다. 또 재단과 학교 측의 지원도 오늘의 조형대학을 있게 했다. 조형대학의 한 교수는 “10년 만에 평가를 제대로 받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1등을 향한 도전의 출발은 35년 전에 시작됐다”고 말했다.


기존의 1등이라던 서울대와 홍대는 어떤가. 국민대의 성장을 아는지 아니면 외면하는지 교수들은 느긋해 보인다. 홍대는 사라지지 않은 실기시험 부정을 원천적으로 막아보겠다며 2012년까지 아예 실기시험을 없앤다는 발표를 했다. 또 “홍대는 매년 약 800명(조치원 캠퍼스 포함)의 미대 졸업생이 나와 괜찮다. 또 이미 많은 동문이 있다”는 교수도 있었다. 국민대에서 매년 200여 명이 졸업해도 무서울 게 없다는 얘기처럼 들렸다. 홍대는 그냥 둬도 미술 하는 학생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어하는 학교여서 잘나갈 거란 생각을 하는 거 같다. 최근 홍대를 졸업한 한 학생이 “10년 동안 우리 대학은 한 게 없다”고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송상훈 사회 에디터


출처 : 중앙일보 칼럼 -중앙선데이 : 2010.04.25 06:03 입력

원문보기 : http://news.joins.com/article/aid/2010/04/25/3701498.html?cloc=olink|article|defau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