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학교디자인대학원

새소식KOOKMIN GRADUATE SCHOOL OF DESIGN

 
과제를 안하는 한이 있어도 그래픽 노트 작업은 절대 빼먹지 않죠~ _2005년 10월 21일 09시 59분 29초



젊은 디자이너들의 즐거운 축제 ‘디자인메이드(DESIGN MADE) 2005’가 오픈했다. 디자인메이드는 3년간 열렸던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에 모태를 두고 있으며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Design Inside’展 외에도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국내 대학(원)생이 작업한 ‘Design Incubator’展이 함께 열리고 있다. 총 6명(팀)이 뽑힌 이 ‘Young Designer’ 에 우리과 2학년 강구룡 학생도 포함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매 수업시간 마다 항상 열심히 대답과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유명한 구룡이를 이번에는 학교가 아닌 전시가 열리고 있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전시관에서 만났다.



디자인 메이드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강구룡 작업 프로필
-일상에서 살며 받은 영감들을 사소하게 기록하며 적어왔던 그림들은 나의 디자인의 모태가 되어왔다.
나는 항상 노트에 그림을 그린다.
3년전부터 작업해온 것들-조그만 노트에서 큰 노트에 이르기까지 그려왔던 스케치와 그림들이다.
하얀색, 빨간색, 검은색, 노란색, 회색 5가지 노트위에 그린 그림들을 모아보았다.



Q: 이번 전시는 어떻게 알고 하게 된거야?
A: 공모전 주제가 ‘당신이 정의하는 포트폴리오를 내시오’ 였어. 아무런 제약 없는 주제잖아. 그게 참신해서 내게 된거야. 전시를 하는 공모전인지는 몰랐어.

Q: 언제부터 노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거야?
A: 음…2002년부터. 나 1학년 수업시간 때, 김양수 선생님이 비쥬얼 다이어리를 써보라고 하셨거든. 그땐 사실 제대로 못하다가 군대 가기 전에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기 시작했어.
학교 다닐 때 보다 사실, 군대 가서 그린 게 훨씬 많아. 이번 전시 대부분도 군대에서 그린거야. 노트가 40권쯤 되는데 그 중 30권이 군대에서 그린 거니까.
나머지도 학교에서 수업시간이나 그럴 때 그린 것들이야.(웃음) 전시장에 붙인 10권은 군대에서 그린 거랑 이번 1학기 때 그린 것들 합친 거지.


Q: 그럼 너한테 이 그림 노트는 이제 거의 습관 같은거겠네
A: 응. 버릇이지, 일기처럼. 근데 일기라기 보다는 그래픽 노트라고 하는 게 맞아.

Q: 일기랑은 어떻게 다른데?
A: 일기는 텍스트로 그날 있었던 일을 적게되니까 상당히 구체적이게 되잖아. 나중에 보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고. 근데 그래픽 노트는 그거랑은 틀려. 그대로 기록하는 것도 아니고 그날 있었던 일을 보고 내가 상상했던 이미지대로 거쳐서 그리게 되니까 나중에 봐도 전혀 다른 상상을 하게 되는 거야. 매번 볼 때마다 다른 상상을 할 수가 있는거지.
내가 군대 갔을 때 별똥별 떨어지는걸 본적이 있었거든? 근데 그걸 보니까 여드름 짜는 소녀의 이미지가 떠오르는거야. 나는 일상에서 어떤 이미지를 보면 이 별똥별 얘기처럼 그걸 나만의 다른 이미지로 한번 유추작업을 해서 그래픽화 시켜.
그리고 일기는 혼자 쓰는 거지만 그래픽 노트는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다른점이지.
그래픽 노트 하는거, 다른 디자이너들한테도 권하고 싶어. 나 같은 경우엔 이 그래픽 노트가 정말 내 작업의 아이디어 모체가 되거든.


Q: 주로 무슨 내용을 하게 돼?
A: 전에는 그냥 재미로 했었는데 요새는 일상의 이미지들을 정치나 사회의 이미지쪽으로 유추시키곤 하거든. 그게 달라진 점 같아. 마치 다큐처럼…예를들어 80년대 운동권 이미지를 지금 일상의 이미지와 혼합시키는거지.

Q: 특정한 컨셉이 있어?
A: 응. 블루 노트, 그린 노트 이런 식으로 분류돼 있거든. 내가 ‘예술이 무엇일까?’ 라는 주제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었어. 이것저것 고민한 끝에 나는 결국 ‘예술이란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다’라는 결론을 내렸고, 그러면 그 과정이 한권의 노트로 만들어지는거야.

Q: 너 홈페이지에 올리는 그림 보고 그러면서 느낀건데, 이제는 너만의 그리는 스타일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잖아
A: 그 스타일은 이번학기 올라오면서 굳어지게 된 거 같아. 일부러 그렇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던건 아니고 그냥 계속하다보니 그게 내 스타일로 된 거야.



Q: 아까 전시장 보니까 벽에 붙인거 말고도 책상하고 의자를 가져다 놨잖아. 특별히 그렇게 디스플레이한 이유가..
A: 내가 작업한 ‘쓰던 공간 그대로’를 연출하고 싶었어. 그 책상 위에 노트가 얹혀져 있잖아. 노트를 펼치면, 벽에 붙어있는 그림들이랑 만나서 엄청나게 뻗어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 이미지 보물창고라고 해야되나.

Q: 사이즈 큰것도 있던데 다시 재제작한 것도 있어? 아니면 전부 스캔한거야?
A: 일단 300장 스캔했고 원본이 10장 있어. 다시 그린 것도 있고.


Q: 붙이느라 힘들었겠다..
A: 붙이는 것 보다 배치하는게 진짜 힘들었어. 전체적으로 노란데 중간에 큰 빨간색 종이가 있잖아. 그래서 일부러 전체적으로 튀지 않도록 바깥쪽으로 뺐지.

Q: 요새 하고 싶은 작업 혹시 있어?
A: 응, 아트북인데 발레 연작 프로젝트야. 발레리나의 움직임들을 책에 담아서 리듬감을 느끼도록 하는거야. 내러티브를 살리는데, 그게 이야기를 위한 내러티브가 아니라 구조를 통해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는 가능성의 내러티브를 살리고 싶어.

Q: 이런거 막 얘기해도 되냐? (웃음)
A: 어, 괜찮아

Q: 졸업하면 뭐하고 싶어?
A: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어. 내가 정적인 이미지를 좀 좋아하거든. 그래픽 작업도 해보고 싶고, 아무튼 궁극적으로는 일러스트레이터.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라
A: 자유주제 공모전이니까 우리학교 다른 학생들도 내년에 많이 참가했으면 좋겠어. 아참 그리고 이말 꼭 써줘, “교수님, 이제부터는 수업 충실히 듣겠습니다!”

구룡이는 하루를 마감할 때 과제를 안하는 한이 있어도 그래픽 노트 그리는 것은 절대로 빼먹지 않았다고 한다. 본인은 그냥 버릇처럼 한 거라고 하지만 수 십 권의 노트를 가득 채울 정도로 날마다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디자인에 대한 구룡이의 성실함과 열정에, 그리고 수상 소식에 박수를 보낸다.

디자인 메이드 홈페이지 http://www.designmade.org

<시각디자인과_이정인>